티스토리 뷰

잡담

애플과 독점

Univdev 2021. 12. 7. 13:14

얼마전에 게임계, 더 크게 보자면 IT 산업계에서 큰 이슈가 하나 있었다.

에픽게임즈의 선빵으로 시작 된 '애플 반독점법 고소 사건'이다.

알다시피 미국은 자유시장경제에 대해 세계 그 어떤 나라보다 관대하다. 하지만 이런 미국조차 절대로 용납 못하는 것이 바로 독점이다.

https://zdnet.co.kr/view/?no=20210615223815 

 

美 반독점법, '아마존·애플·구글·페북' 이번엔 잡을까

통제 받지 않던 ‘실리콘밸리 권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까?미국 하원이 지난 주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을 겨냥한 5개 법률을 무더기로 발의하면서 ‘거대 IT...

zdnet.co.kr

미국은 작은 기업 / 큰 기업 할거 없이 하나의 산업 분야가 있다면 반드시 하나 이상의 경쟁자가 있어야만 한다.

만약 해당 산업 분야의 선두주자가 너무 과도한 부분을 독식하고 있다면 해당 기업을 반으로 쪼개버리는 무시무시한 법안이 바로 반독점법이라고 보면 된다.

사건의 시작

글로벌 유명게임 '포트나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자사의 게임엔진인 '언리얼 엔진'으로 막대한 수익을 벌고 있는 게임기업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모바일 앱 내에 자체 결제 방식을 구축하고, 애플 인앱결제를 이용했을 때보다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면서 애플 앱스토어의 결제 수수료를 제공하지 않는 편법을 사용했다.

이는 엄연히 애플 앱스토어 약관에 위배되는 행위이며, 애플은 즉각 앱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 모바일 앱을 내려버렸다.

그러자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내리기만을 기다렸는지, 말도 안되는 속도로 애플을 반독점법으로 고소하였다.

애플은 적잖게 당황했는지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 된 모든 게임들을 앱스토어에서 내려버리겠다고 밝히는 초강수를 두었다.

에픽게임즈의 주장

  • 애플의 아이폰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는 창구가 앱스토어에 국한되어 있다.
  • 애플은 앱스토어에서 발생한 수익의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 어플리케이션 내 인앱결제를 제외한 모든 결제방식을 사실상 차단해두기 때문에 다른 사업자와의 경쟁을 원천 차단한다.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를 거쳐야만 어플리케이션의 다운이 가능하고, 외부 결제마저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정책으로 인해 애플이 공정한 경쟁을 해친다.'라며 애플이 독점 기업이라는 이유를 댔다.

분명 일리가 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플이라고 가만히 있겠는가?

애플의 주장

  • 밸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업들도 스팀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독점적으로 제공하고, 엑스박스에서는 엑박 스토어에서 구입한 게임만 굴러가도록 만들었는데 왜 애플의 앱스토어만 갖고 그러냐
  • 영세 사업자들에게는 일정 기간동안 외부 결제 링크 홍보가 가능하도록 하는 정책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애플은 "다른 게임 기업의 플랫폼도 다 이런 원리로 돌아가는데 나라고 못할게 뭐냐. 그리고 영세한 상인들에게는 외부 결제 링크도 허용해주고 있다."를 근거로 반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밸브의 주장

  • 우리는 게임을 판매하는 '스팀'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게임 플랫폼 중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은 사실이다.
  • 하지만 PC 기반의 게임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데, 우리가 판매하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곳에서 게임을 하지 못하는건 아니다.
  • 에픽게임즈, 오리진과 같은 경쟁업체의 플랫폼이 이미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장

  • 분명 우리는 엑스박스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엑스박스 스토어를 거쳐야만 한다.
  • 하지만 우리는 콘솔 게임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기계값을 밑지고 장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서 남겨 먹을 수밖에 없다.
  • 애플 니들이 우리처럼 기계값 밑지고 파냐?

위와 같은 주장으로 인해 애플의 반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판결은 뜨뜻 미지근했다. 애플이 받은 판결은 아래와 같다.

 

  • 외부 결제를 허용할 것
  • 언리얼 게임으로 만든 게임들을 앱스토어에 게시할 수 있도록 할 것

에픽게임즈는 애플을 반독점법으로 고소하여 애플이 독점 기업임을 인정받게 하려고 했으나, 이는 실패하였고 포트나이트 모바일 앱의 모바일 시장 복귀 명령도 받아내지 못했다. 재판부는 애플의 현재와 같은 수익구조가 기이한 형태인 것은 맞으나, 독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더군다나 앱스토어에 앱을 올릴 때 이미 "외부 결제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에 동의를 한 것이랑 동일하다.

그러므로 엄연히 에픽게임즈의 계약 위반이기 때문에 포트나이트의 복귀도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이 사건을 게임업계 뿐 아니라 IT 업계 종사자들 전부가 흥미롭게 지켜본 이유는, 애플 앱스토어의 폐쇄적인 정책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이폰 어플 개발자 뿐 아니라 IT업계에 종사하는 종사자라면 별 이상한 이유로 아이폰 어플 심사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경우를 본적이 한 번 쯤은 있을것이다.

이러한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은 높은 보안성과 호환성을 이뤄냈긴 했지만 개발자와 사업가의 비즈니스를 가로막는 원흉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이 판결에서 애플이 독점기업으로 인정된다면 보다 개방적인 환경이 제공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IT 업계 전반에서 이 사건을 주의깊게 본 것이라고 생각한다.

LIST